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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정보&소식/공중보건의사

공중보건의사(공보의) 훈련소 2019 _ 1. 준비물

by 별의사★ 2020. 2. 20.

 안녕하세요, 별의사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은 대부분 예비 공보의 선생님일 것 같은데요.
공보의가 되신 걸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모두 원하는 지역으로 잘 배치받길 바랍니다.

 저도 어느덧 공보의를 시작한지 1년이 다 되어가네요.
이제 곧 역종분류도 다가오고, 제가 입대했던 날(19년 3월 7일)도 얼마 남지 않아 분대원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예비 공보의선생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이런 글을 적게 됐습니다.

 사실 저도 훈련소에 가기 전 열심히 검색하고 짐을 챙겼었는데, 막상 훈련소에 들어가보니 다른 점들이 꽤 있더군요.
해마다 조금씩 인간적으로 바뀌니, 아마 제 글을 읽고 준비해가는 분들도 실제와 다르다고 느낄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일례로 2019년 저희부터 훈련병들도 PX를 이용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정말 신세계였죠. 어느정도 사제음식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니 기껏 초코파이를 받으려고 종교행사를 가는 인원이 적었습니다. (물론 다른이유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따라서 어느정도 참고를 하시되, 전적으로 '별의사는 이랬는데, 왜 우리는 안그래?' 라고 하지 않길 바랍니다^^;


@.준비물에 앞서

  1. 기본적으로 훈련소 자체가 거기서 주는 것만 가지고도 생활은 가능합니다. 개인지급품도 잘 나오고, 그 외 공용지급품도 있고요. 따라서 정말 귀찮은 분들은 "그냥 내 한몸 편하게 가련다~" 하고 가셔도 됩니다.
    다만 보충역이라 조금 더 편의를 봐주는 부분도 있고, 대부분 현역보다 나이가 많은지라 기초체력보다 장비빨로 버티는 경우 많아 한짐 가득 들고 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2.  2019년 기준으로 공중보건의사 및 공중방역수의사 모두 논산훈련소의 25연대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대별로, 중대별로 어느정도 차이가 있는 편입니다.
    1) 개인정비시간(이라 쓰고 휴식시간이라 읽는...)에 좀 더 자유롭게(이를테면 등을 기댈 수 있게) 해주는 중대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중대도 있었고.
    2) 일과시간 외, 그리고 주말 전화사용에 대해 자유롭게 오픈한 곳이 있었고, 마지막 주말이 돼서야 풀어준 중대도 있었고.
     결론은 Case by Case 라는 것. 잊지 마세요!
  3.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수의사 등 아무래도 스마트한 사람들을 모아놓다보니 중대장님, 소대장님들의 초반 기대는 꽤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훅 떨어지는 걸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육시 보여주는 멍청멍청한 모습도 그렇지만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이라고 정말 상상외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몇몇꽤 있습니다. 제발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머리를 가지고 들어가세요.
    '어, 우리 분대에는 또라이가 없었는데요?' → 그렇다면 선생님이 또라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9년 개인지급품

  • A급 전투복(상,하의), 베레모, 방상외피
  • 전투화, 활동화
  • 동내의 1벌, 반팔속옷 3장, 팬티 3장, 양말 4켤레 (전투화용 두꺼운 양말 2켤레, 활동화용 일반 양말 2켤레)
  • 손수건 1장
  • 고무링 1쌍
  • 면장갑, 전투용장갑, 혁띠, 면마스크 4장
  • 칫솔, 치약, 비누&비누곽, 세면백, 면도기, 귀마개, 손톱깎이세트
  • 세탁망

@.훈련소 준비물

  1. 짧은 머리
     저는 귀찮아서 12mm 로 밀고 갔는데, 2cm 혹은 3cm 까지 밀고 온 사람도 었었고, 그보다 더 긴 사람도 있었습니다. 카더라로는 머리가 너무 길면 중간에 밀린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저희는 그런 건 없었습니다.
     다만 너무 길면 위화감을 줄 수 있으니 적당히 자르고 들어가세요. 


  2. 편한 운동화
     시간이 지나면 활동화, 군화를 지급하지만 그 전까지는 개인 운동화로 생활합니다. 그러니 가장 편하고 길이 잘들어져 있는 걸로 신고 가세요. 저는 평소에 신지도 않는 거 신고 갔다가 발뒤꿈치가 까졌고, 아는 동생은 워커를 신고 왔다가 신발 신을때마다 눈물을 흘렸다는...


  3. 나라사랑카드, 신용카드
     나라사랑카드가 있는 분은 가지고 가는게 최고지만, 없으면 일반 신용카드라도 꼭 챙겨가세요. 나라사랑카드는 훈련소 기간동안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에서 와서 신청서 받고 만들어주지만, 거의 퇴소할 무렵 카드를 나눠줍니다.
     처음 귀중품을 제출할 때 신용카드 1장은 따로 챙겨두세요 꼭!!
     저희부터 훈련병들도 PX를 갈 수 있게 됐고, PX에서 카드결제를 할 때 필요합니다. (과자, 음료를 사서 같이 나눠먹는 시스템이라 저희는 신용카드 있는 분대원 1명이 전체 결제후 1/n 로, 개인 물품대금은 퇴소 후 각자 보내줬어요.)

  4. 가방
     준비물을 담아갈 가방과 퇴소시 훈련소에서 받은 물품을 담아갈 여분의 가방(접이식) 을 가져갑니다.
    저도 훈련소 입소 전 여러 선생님들 글을 읽으면서 '어떤 사람은 캐리어를 끌고갔대ㅋㅋㅋ' 를 읽었고, 헬스용 더플백을 가지고 갔습니다. 그리고 저희 분대에 딱! 캐리어를 끌고 온 형이 있었습니다. 처음 입소 후 생활관까지 가는 동안 캐리어를 끌지 못하고 이쪽 어깨, 저쪽 어깨 옮겨 들고 가는 형의 모습이 정말 애처로웠는데, 나중에 관물대 검사를 받을 때마다 그 형이 압도적 1등이였습니다.
     (저희는 현역들과 달리 개인물품이 든 가방을 집으로 보내지 않고, 관물대 위에 올려놓고 생활하게 됩니다.)
    퇴소를 앞두고 분대장들에게 물어보니 "캐리어가 위에 올려져 있어 상대적으로 각이 잘 잡혀있고 깔끔해 보인다" 고 하더군요. 물론 케바케지만 이런 사례도 있었으니 잘 가지고 가시길 바랍니다^^


  5. 3M귀마개
     필수입니다! 처음에는 코를 안골다가도 나중되면 대부분 코를 곱니다(그리고 나중되면 너무 피곤해서 옆에서 코를 골아도 귀마개 없이 잠을 잘 잡니다ㅋㅋ). 저는 잃어버린다고 해서 여러개를 가지고 갔는데 한번도 잃어버리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모포정리할 때 대부분 찾을 수 있으니 걱정마세요.
     개인지급품에 귀마개가 있지만, 사격훈련 시 지급되는 거라 중반 이후에 지급됩니다. 그러니 꼭 가져가세요.


  6. 개인위생용품 (수건 & 샴푸/클렌징폼/바디워시/샤워타올/면도크림, 목욕바구니)
     수건은 2장이 지급됩니다. 사실 빨래만 자주 하면 두장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도 수건 3장 더 챙겨갔지만 귀찮기도 하고, 관물대 정리하는것도 일이라 막상 꺼내 쓰진 않았네요.
     비누를 제공하지만, 샴푸,바디워시,클렌징폼은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여행용으로 챙겨가는 바람에 나중에 부족했지만 대용량을 가져온 분대원형이 있어 잘 얻어썼습니다. 올인원을 챙겨가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면도크림은 필수입니다! 면도기는 제공하지만, 면도크림이 없으니 꼭 가지고 가세요. 그리고 이 모든 걸 담을 수 있는 목욕바구니나 목욕백을 가지고 가는 걸 추천합니다.


  7. 개인 화장품 (핸드크림/썬크림/스킨로션/사제 위장크림) & 물티슈
     훈련소는 정말정말 건조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야외훈련도 꽤 있습니다. 개인 화장품 잘 챙겨가세요. 바를 시간도 충분합니다. 제 옆 훈련병은 나중에 PX에서 마스크팩을 사서 마스크도 했습니다.
     각개전투훈련시 위장크림을 발라야 하는데, 제공되는 건 정말 쓰레기니 사제 위장크림을 가져가세요. 훈련열외받는 사람도 위장은 하라고 하는 소대도 있었습니다.
     물티슈는 정말정말 쓸모있습니다. 생활관 청소시 바닥을 닦는 용도로도 훌륭하고, 위장크림을 지울 때에도 유용하고, 마지막에는 세수하러 가기 귀찮을 때에도 유용합니다.(?) 꼭 챙겨가세요.


  8. 양말, 속옷
     속옷은 1-2벌정도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만 양말은 굳이 필요할까? 싶네요. 빨래만 자주 한다면 걱정없습니다^^
    그리고 들어가게 되면 개인의 원래 위생도보다 10~20% 정도 더 떨어진 채로 생활하게 된다는 것 잊지마세요.

  9. 텀블러
     훈련병번호마다 정수기 옆 컵보관함에 스댕컵이 있지만, 물한잔 마시자고 왔다갔다 하는건 정말 귀찮습니다. 텀블러를 꼭 가지고 가세요. 씻기 편하고 & 투명하지 않은걸로. 나중에 뭔가(?)를 타서 마실 때 투명하면 무조건 눈에 띄고 걸립니다. 참고하세요.


  10. 필기구 & 수첩 & 펜라이트
     필기구는 꼭 챙기세요. 주기(개인 물품에 이름을 적는 행위)할 때 쓸 매직/네임펜과 편지쓰거나 뭔가를 적을 때 필요한 볼펜까지. 그리고 이런저런 잡념들을 적거나 일기를 쓸 작은 수첩도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수첩을 챙겨가서 매일매일 간단히 일기를 썼는데, 이 글을 적으면서 지금 다시 읽어봐도 참... 훈련소는 별로네요^^
     펜라이트는 정말 유용하게 썼습니다. 가지고 말란 분들도 간혹 있는데, 저희는 다들 잘 썼네요. 불침번 설 때 온도/습도 등을 기록해야 되는데, 다른 생활관에 들어가서 불을 켤수도 없고 펜라이트로 온도계를 확인하는 데 정말 좋았습니다.


  11. 편지지/편지봉투/우표/선납등기라벨
     저는 여러 선생님들 글에서 편지지와 편지봉투는 정말 차고넘친다는 글을 읽었는데, 저희때는 정말정말 부족했습니다. (저희분대는 나이많은 사람들이 대다수고, 유부남도 제법 있어 다들 가족들에게 매일같이 편지를 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2-3일치 편지를 모아 한번에 보내기도 하고, 그 때 다른분대원이 편지지패드를 소포로 받아서 열심히 얻어썼습니다. 한뭉치가 있어 뜯어서 쓸 수 있는 편지지패드가 최고입니다ㅎ
     그러니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꼭 여유있게 가지고 가시길 바랍니다.

     훈련소에서 보내는 편지는 군사우표 도장이 찍혀서 불출되는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따라서 우표나 "선납등기라벨" 을 넉넉하게 챙겨가셔서 붙여서 보내는 걸 추천합니다. "선납등기라벨"은 가까운 우체국에서 구입가능합니다.


  12. 읽을 책
     주말 개인정비시간에 할 것이 없다보니, 책을 읽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체스, 오목, 장기를 가지고 온 사람도 있었으나 전부 압수당했습니다. 그런 건 금지품목이니 가지고 오지 마세요.
    책은 꼭 재밌는 걸로 가지고 오세요. 저는 평소에 잘 안읽을 책들(사피엔스 등)을 가지고 갔다가 정말 후회했네요.

     다행히 옆 생활관 훈련병 한명의 와이프가 책들을 그 친구 생활관으로 주문해줘서 3주차쯤 되자 거의 작은 도서관수준이였습니다. 최신 베스트셀러로 20여권 가까이 있어 모두가 즐겁게 돌려봤네요. 다만 퇴소할 때 그 친구 짐이 너무 많아 참 미안했다는...


  13. 마스크
     개인 면마스크와 일회용마스크를 지급하지만, 조금 부족합니다.
    특히 황사도 있고, 운동장에서 훈련시 모래바람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니 마스크는 넉넉하게 가지고 가세요.
    저도 마스크를 넉넉하게 가지고 갔다가, 훈련 끝나고 분대장들에게 고생했다고 나눠주고 왔습니다.


  14. 훈련 물품
    1) 무릎보호대/팔꿈치보호대
      꼭 쿠션 빵빵한 걸로 가져가세요. (저는 콰이런 껄로 가져갔습니다.) 같은 분대원 중에서도 급하게 가족에게 부탁해서 소포로 받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각개전투를 열외하는 분들은 크게 필요하지 않겠지만, 그 외 사격술에서 엎드려 쏴 자세에서도 있고 없고 차이가 꽤 큽니다.

    2) 군화끈 조임이
     저도 처음에는 '이걸 굳이?' 라고 생각하며 그냥 합배송으로 하나 가져갔는데 신세계입니다. 꼭 가져가세요. 미처 주문하지 못했더라도 훈련소 앞에서 팝니다. (대신 조금 더 비싸요)

    3) 여분 고무링
     고무링은 제공되지만 여분이 있으면 좀 더 마음놓이기도 하고, 사제고무링은 더 두껍고 쫀쫀해서 좋은 것 같아요. 군화끈조임이 사실 때 추가로 같이 사서 가지고 가세요.

    4) 손목시계
     진동알람이 되는 것은 최고지만 꼭 없어도 됩니다. 다만 백라이트 기능은 있는 걸로 가지고 가세요. 꽤 유용합니다. 쓸려도 아깝지 않게 싼걸로 하나 사서 가져가세요.


  15. 발포비타민, 포카리스웨트 파우더, 카누 등
     발포비타민은 꽤 많이들 가지고 오고, 어느정도 용인이 되는 편인 것 같습니다. 평소 즐겨먹지 않은 분들도 훈련소에서는 즐겨먹는 기적을 볼 수 있으니 꼭 챙겨가세요.

     포카리스웨트 파우더와 카누 같은 건 원칙적으로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전처럼 소지품검사를 하지 않기에(인권침해) 개인이 자발적으로 신고하지 않으면 걸리지 않을수도 있지만, 타 소대의 경우 자기들끼리 신나서 들고 다니다가 걸려서 단체로 혼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저도 같은 분대원이 군병원 외진 후 오는길에 군의관님께서 주신 카누를 얻어마신 적이 있는데 진짜 꿀맛..... 
    그래서 이렇게 적어놓는거니.... 모든 건 개인판단에 맡기겠습니다.

  16. 상비약
     개인이 복용중인 약품은 처방전 혹은 의사소견서와 함께 가지고 가는 것이 가장 편하고 깔끔합니다.
    그러나 기타 타이레놀, 용각산 등은 첫날 수거해가니(강제는 아니여서 숨기는 사람은 끝까지 숨기더군요) 굳이 챙겨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안아파요.
     다들 약을 달고 산다고 하는데, 제일 늙은 사람들이 모인 저희 분대에서도 그렇게 약 챙겨먹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정리를 하다보니 기억나는 건 여기까지네요.
 훈련소에서는 너무 심심해서 퇴소하자마자 이런저런 글들을 써야지, 하고 적어놨는데 막상 나오고 나면 다른 일들이 너무 많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서야 글을 적네요.
 그러다 보니 조금 부족하거나 빠진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건 생각나는대로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많이 걱정했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훈련소 또한 사람사는 곳이더군요.
 어느정도 다 배려를 해주시고, 요청사항의 경우 분대장들에게 말하면 어느정도 선에서는 들어주거나, 본인들 판단을 벗어나면 위에 전달 해주고 도와주는 편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제 와이프는 나중에 '말이 좋아 훈련소지, 실제로는 4주간 친구들하고 MT 다녀온거 아니냐고' 이야기 하더군요. 그런데 반박할 수가 없었습니다.. (응?)

아무튼 모두 준비물 잘 챙기셔서 훈련 잘 받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랍니다. 저는 기회가 된다면 훈련소 생활에 대해 간략히 적은 글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덧. 앞으로 배치받는 4월까지 가장 많이 보게 될 그 짤로 마무리합니다. 2020년 4월, 플로리다로 오시는 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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